나도 연금계좌에 매달 조금씩 넣고 있다. 앞으로를 생각하면 더 넣을 자리를 정해야 해서, 두 계좌가 정확히 어디서 갈리는지부터 다시 따져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제율은 같고 한도 구조만 다르다. 연금저축은 600만원, IRP까지 합치면 900만원이 한 해 공제 대상이다. 큰 차이는 돈을 넣은 뒤에 있다. IRP는 법이 정한 사유가 있어야 일부를 꺼낼 수 있고, 주식형 펀드 같은 위험자산은 적립금의 70%까지만 담을 수 있다. 연금저축에는 이 두 제한이 없다.
연금저축과 IRP, 세액공제는 뭐가 다른가
공제율은 다르지 않다. 둘 다 세법상 연금계좌라서 같은 조문(소득세법 제59조의3)으로 공제한다. 공제율은 그해 종합소득금액 4,500만원(근로소득만 있으면 총급여 5,500만원) 이하면 16.5%, 넘으면 13.2%다. 어느 계좌에 넣었는지는 공제율을 바꾸지 않는다.
한도만 구조가 다르다. 연금저축 납입액은 600만원까지만 공제 대상이고,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900만원까지다. 그래서 연금저축 혼자로는 900만원을 못 채우고, IRP는 혼자서도 900만원을 채울 수 있다. 공제율별로 돌려받는 금액은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한도와 공제율에 계산해 뒀다.
| 연금저축 | IRP | |
|---|---|---|
| 세액공제 대상 한도 | 600만원 | 연금저축과 합쳐 900만원 |
| 공제율 | 13.2% 또는 16.5% | 같음 |
| 일부 인출 | 사유 없이 가능(공제분은 16.5% 과세) | 법정 사유일 때만 |
| 위험자산 비중 | 퇴직연금 70% 한도 없음 | 적립금의 70%까지(원리금보장·고시 상품 제외) |
| 가입 자격 | 법에 따로 정한 요건 없음 | 근로자·자영업자·퇴직금 받은 사람 등 |
연금저축과 IRP 중 어디에 먼저 넣나
연금저축만으로는 900만원을 채울 수 없다. 연금저축에 600만원을 넘게 넣으면 넘는 돈은 공제 대상이 아니라서, 900만원을 채우려면 적어도 300만원은 IRP(또는 회사 DC형 퇴직연금에 본인이 더 넣은 돈)여야 한다. 연금저축 600만원과 IRP 300만원, 연금저축 300만원과 IRP 600만원, IRP만 900만원 모두 공제 대상은 900만원으로 같습니다.
600만원까지만 넣는다면 어느 쪽이든 공제는 같다. 이때 남는 차이는 넣은 뒤의 규칙이다. 연금저축은 인출 사유 제한이 없고, IRP는 예금 같은 원리금보장 상품을 담을 수 있지만 일부 인출에 법정 사유가 필요하다.
세액공제를 많이 주는 쪽을 고르면 될 것 같지만, 애초에 두 계좌의 공제율이 같다. 그래서 고르는 질문은 얼마나 오래 묶어 둘 수 있는 돈인가로 바뀐다.
올해 공제를 받으려면 언제까지 넣나
그해 12월 31일까지 넣은 돈이 그해 공제 대상이다. 지난해 못 채운 한도를 올해 몰아서 넣을 수는 없다(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 제2항, 연금저축보험의 밀린 보험료만 예외). 연말정산은 1월에 하지만 연금보험료는 납입한 해의 공제로 본다.
IRP는 중간에 일부만 꺼낼 수 있나
법이 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일부를 꺼낼 수 있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18조 제2항). 무주택자의 본인 명의 주택 구입, 무주택자의 전세금·보증금, 본인·배우자·부양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 의료비, 재난 피해, 신청일 전 5년 안의 파산·개인회생, 퇴직연금 담보대출 상환이다. 대학 등록금이나 결혼·장례 비용은 담보 사유에는 있지만 IRP 중도인출 사유에는 없다. 회사가 퇴직연금 대신 IRP를 만들어 준 10명 미만 사업장 근로자(법 제25조)는 전세금은 한 사업장에서 1회, 의료비는 연간 임금총액의 1천분의 125를 넘을 때로 더 좁다.

IRP를 55세 전에 연금이 아닌 일시금으로 받는 길은 없어서(같은 시행령 제18조 제1항), 사유 없이 돈이 필요하면 계좌를 해지하게 된다. 일부만 필요한데 계좌 전체를 깨는 셈입니다. 연금저축은 법이 인출 사유를 정해 두지 않아서 필요한 만큼만 꺼낼 수 있다.
꺼낼 때 세금은 같은가
세액공제받은 납입액과 운용수익은 같은 기준으로 매긴다. 어느 계좌든 이 돈을 연금이 아닌 방식으로 꺼내면(연금외수령) 기타소득세 15%, 지방소득세까지 16.5%를 원천징수한다(소득세법 제129조 제1항 제6호 나목). 공제를 받지 않고 넣은 원금은 세금 없는 돈으로 먼저 나간 것으로 본다(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3). 13.2%로 공제받은 사람은 꺼낼 때 받은 것보다 더 뗀다.
헷갈리는 건 IRP 중도인출 사유와 세금을 낮춰 주는 사유가 다른 목록이라는 점입니다. 세법상 부득이한 인출에는 천재지변, 가입자 사망·해외이주, 본인·부양가족의 3개월 이상 요양, 재난으로 15일 이상 입원, 파산·개인회생, 금융회사 영업정지 같은 사유가 있고, 사유가 확인된 날부터 6개월 안에 서류를 내야 연금소득으로 보고 낮게 매긴다(소득세법 시행령 제20조의2). 주택 구입과 전세금은 여기에 없다. IRP에서 주택 구입으로 꺼낼 수는 있지만, 공제받은 돈에는 16.5%가 붙는다는 뜻이다.
연금저축펀드와 IRP, 담을 수 있는 게 다른가
다르다. IRP는 퇴직연금이라 주식형 펀드처럼 위험이 큰 자산을 가입자별 적립금의 70%까지만 담을 수 있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규칙 제10조). 다만 원리금보장 상품과, 분산투자로 위험을 낮췄다고 금융위원회가 고시한 상품은 이 70% 계산에서 빠진다(같은 법 시행령 제26조). 그래서 IRP 안에서도 그런 펀드는 70%를 넘겨 담을 수 있다. 은행 예금 같은 원리금보장 상품도 IRP의 운용 방법에 들어 있다.
연금저축펀드는 증권사와 맺는 펀드(집합투자증권) 중개 계약이라(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 제1항) 퇴직연금의 70% 한도가 없다. 같은 연금저축이라도 보험 계좌는 보험 상품 안에서, 신탁 계좌는 신탁 상품 안에서 운용한다.
IRP는 누구나 만들 수 있나
아니다. IRP는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은 사람,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 자영업자, 퇴직금제도를 적용받는 근로자, 1년 미만·주 15시간 미만 근로자, 공무원·군인·사립학교 교직원 등이 만들 수 있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4조 제2항, 시행령 제17조). 소득도 퇴직금 받은 적도 없으면 대상이 아닙니다.
연금저축은 법에 이런 가입 요건을 따로 두지 않았다. 다만 공제는 그해 종합소득이 있어야 받는다. 소득이 없는 해에는 어느 계좌에 넣어도 돌려받을 세금이 없다.
55세가 지나면 둘 다 같은 방식으로 받나
받는 조건은 같다. 55세가 넘어 연금 수령을 신청하고, 계좌를 만든 지 5년이 지났고(퇴직금이 들어 있는 계좌는 예외), 한 해 연금수령한도 안에서 꺼내야 연금으로 본다(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 제3항). 한도는 계좌 평가액을 (11 − 연금수령연차)로 나눈 뒤 1.2를 곱한 금액이고, 첫해의 연금수령연차는 1이다. 첫해에 1억원이 있으면 1억원 ÷ 10 × 1.2 = 1,200만원까지가 연금이고, 넘는 부분은 연금이 아닌 인출로 본다.
직접 넣은 돈과 그 수익을 연금으로 받으면 원천징수세율도 계좌와 상관없이 나이로 갈린다. 70세 미만 5.5%, 70~80세 4.4%, 80세 이상 3.3%다(지방소득세 포함, 소득세법 제129조 제1항 제5호의2, 종신계약은 따로 3.3%). 연금외수령 16.5%와 견주면 70세 미만 5.5%와는 세 배, 80세 이상 3.3%와는 다섯 배 차이다. 결국 두 계좌 모두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는 돈으로 설계돼 있고, 차이는 그 전에 얼마나 문을 열어 두느냐다.
퇴직금은 어디로 가나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지정한 IRP 계정으로 옮겨서 준다. 55세 이후 퇴직한 경우 같은 예외가 있고, 계정을 지정하지 않으면 회사가 근로자 이름의 IRP로 옮긴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퇴직금을 받은 날부터 60일 안에 연금저축을 포함한 연금계좌에 넣으면 꺼낼 때까지 퇴직소득세를 떼지 않고, 이미 뗀 세금은 돌려받을 수 있다(소득세법 제146조 제2항).
이 돈을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원래 퇴직소득세의 70%만 낸다. 실제로 연금을 받은 해가 10년을 넘으면 60%, 20년을 넘으면 50%다(소득세법 제129조 제1항 제5호의3).
한 해 연금계좌에 넣을 수 있는 돈은 공제와 별개로 1,800만원까지다(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 제2항). ISA 만기 자금을 옮기는 방법은 ISA 만기 자금 연금계좌 이전에 따로 정리했다.
2026년 10월 27일 기준.
참고한 자료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퇴직금의 지급 등)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4조(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설정 및 운영 등)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2조·제17조·제18조·제26조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규칙 제10조(위험자산의 범위 및 운용기준)
- 소득세법 제59조의3(연금계좌세액공제)
- 소득세법 제129조(원천징수세율)
- 소득세법 제146조(퇴직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시기와 방법 및 원천징수영수증의 발급 등)
- 소득세법 시행령 제20조의2(의료 목적 또는 부득이한 인출의 요건 등)
-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연금계좌 등)
- 국세청, 연금계좌 세액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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